우리는 매일 시계를 본다. 손목 위의 작은 기계, 스마트폰 화면 속 숫자, 혹은 벽에 걸린 초침의 움직임.
그러나 시간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도전은 수백 년 전부터 시작됐다.
시간을 붙잡으려 한 과학자와, 시간을 아름답게 꾸민 장인. 서로 다른 길을 걸은 두 혁신가의 이야기.
17세기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오차 없는 시계를 만들고자 했고,
18세기 프랑스의 장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시계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두 사람의 발명은 단순한 기계 제작을 넘어 인간이 시간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1) 시간을 붙잡은 과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
하위헌스(1629~1695)는 1656년, 세계 최초의 진자(펜듈럼) 시계를 발명했다.
그의 시계는 하루 수 분이던 오차를 수 초 단위로 줄였다.
- 기존 시계: 하루 오차 수 분 이상
- 진자시계: 하루 오차 수 초
- 성과: 천문학·항해·과학 발전에 큰 기여
그는 진자의 길이를 끊임없이 조정하며 공기와 온도의 영향까지 고려했다.
“시간도 실험실에서 길들일 수 있다”는 믿음을 세운 순간이었다.
2) 시간을 아름답게 만든 장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
브레게(1747~1823)는 시계를 예술과 과학의 융합물로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왕족과 귀족이 탐낸 명품이자 기술의 결정체였다.
- 토르비용: 중력에 의한 오차 감소 장치
- 미니트 리피터: 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
- 브레게 핸즈·다이얼 장식: 지금도 명품 시계의 상징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는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시계”를 주문했다.
완성까지 수십 년이 걸렸고, 왕비는 단두대에서 생을 마쳤다.
이 시계는 오늘날까지 ‘마리 앙투아네트 시계’라는 전설로 남아 있다.
3) 다른 시대, 다른 목표
구분하위헌스브레게
시대 | 17세기 과학혁명기 | 18~19세기 계몽주의·왕실 문화 |
정체성 | 과학자·발명가 | 시계 장인·예술가 |
대표 발명 | 진자 시계 | 토르비용, 미니트 리피터 |
목표 | 시간 측정의 정확성 | 시간의 아름다움과 지위 |
대상 | 과학자·항해사·대중 | 왕족·귀족·수집가 |
4) 공통점과 차이점
- 공통점: 정밀함과 완벽성을 향한 집착, 시간 해석의 새로운 전환
- 차이점: 하위헌스는 과학적 정확성, 브레게는 미학과 권위에 집중
5) 맺음말
하위헌스는 시간을 과학의 언어로 붙잡았고,
브레게는 시간을 예술의 언어로 장식했다.
오늘 우리가 스마트워치로 심박수를 확인하거나, 고급 시계의 토르비용을 바라볼 때,
그 밑바탕에는 두 사람의 열정이 살아 있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시간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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