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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85

강감찬과 한니발, 수적 열세를 이긴 두 장군의 이야기 ‘강감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교과서 속 귀주대첩의 영웅, 또는 초등학교 이름으로 익숙한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70세 노장의 나이로 거란의 대군 10만을 무찌른 전투는, 생각보다 훨씬 극적이고 치밀한 전략의 결정체였습니다. 지중해 건너편 고대 카르타고에는 한니발 바르카라는 전설적인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는 전투용 코끼리를 몰고 눈 덮인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쳐들어갔고, ‘로마가 가장 두려워한 사나이’로 역사에 기록된 인물이죠. 이 둘은 시대도 대륙도 달랐지만, 전쟁사에서 유례없는 ‘기적의 승리’를 만들어낸 전략가라는 점에서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1 “그 나이에 출전이 가능합니까?” – 강감찬의 귀주대첩1018년, 거란족이 1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공했습니다.고려.. 2025. 7. 22.
황우석과 크레이그 벤터 – 생명과학의 빛과 그림자 한때 “한국의 희망”, “21세기 의학의 미래”라 불렸던 이름, 황우석. 그리고 인류 최초로 인간 유전체를 해독한 과학자, 크레이그 벤터. 두 사람은 생명과학계의 스타였고,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었다. 1. 인간 복제, 꿈인가 오만인가 – 황우석2000년대 초, 대한민국은 황우석 신드롬에 빠져 있었다. 그는 복제 소, 복제 개, 인간 배아 줄기세포 성공이라는 연구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그러나 2005년, 논문 조작과 연구 윤리 문제가 밝혀지며 몰락했고, 과학계에서 퇴출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민간에서 연구를 지속하며 명예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2. 유전자의 언어를 해독한 사나이 – 크레이그 벤터크레이그 벤터는 공공 게놈 프로젝트의 속도에 불만을 품고, 민간 기업 셀레라(Celera)를 세워.. 2025. 7. 21.
장승업과 앙리 루소 – 거리에서 태어난 두 천재 화가의 이야기 "화가는 붓을 든 순간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그 말을 실천하며 살았던 두 사람이 있다. 조선 말의 천재 화가 장승업과, 프랑스의 ‘정원사 화가’ 앙리 루소.이들은 정규 교육도, 부유한 후원도 없이 자기만의 그림 세계를 만들어 낸 인물이다.놀랍게도 두 사람 모두 제도권 바깥에서 천재로 불리며, 평생 그림 하나로 세상과 싸워야 했던 예술가였다. 1. “술 취한 그림쟁이”로 불렸던 장승업장승업은 정식 서화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천민 출신이었다. 거리에서 그림을 팔며 생활을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그림에 대한 감각이 뛰어났다.그는 술을 마셔야 붓을 든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예술가였다. 술기운이 오르면 사방팔방에 붓을 휘둘렀고, 놀랍게도 그 모든 선이 생명력을 품었다.그의 ‘매죽도’는 지금도.. 2025. 7. 20.
김만덕과 김창숙, 참된 책임의 이름- “노블레스 오블리주' 한 사람은 배고픈 이웃을 위해 쌀을 퍼주었고,또 한 사람 나라 없는 시대에 붓 대신 목숨을 걸었습니다.시대도, 성별도, 방식도 달랐지만 이들이 남긴 공통된 이름은 단 하나, 진짜 ‘노블레스 오블리주’였습니다. 1. 제주 여상인 김만덕, 재산을 쏟아부은 이유1795년, 제주에 큰 기근이 닥쳤습니다. 논밭은 말라붙고, 굶주림은 아이의 울음마저 멎게 만들었습니다. 제주도 관아는 속수무책이었고,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그때, 한 여인이 조용히 관아의 문을 두드렸습니다.“제 쌀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그녀는 김만덕, 평민 신분의 상인이자, 자신만의 손으로 재산을 일군 제주 최고의 부자였습니다. 어려운 삶 끝에 객주와 숙박업으로 부를 축적한 그녀는, 아무도 나서지 않던 그 순간, 자신이 가진 전 재.. 2025. 7. 17.
원효와 달라이 라마 – 자비와 화합의 길 “깨달음은 먼 데 있지 않다. 해골바가지 안에도 있다.” – 원효“내 종교는 친절입니다.” – 달라이 라마 하나는 천년 전 신라의 고승,다른 하나는 오늘날 전 세계가 존경하는 영적 지도자.시공간을 넘어, 두 사람은 똑같이 말합니다. “분열보다 화합을, 지식보다 자비를.” 1. 해골바가지 물 한 그릇의 깨달음 – 원효 이야기당나라로 유학을 떠나던 중, 원효는 어느 동굴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목이 말라 무심코 그릇 하나를 들어 물을 벌컥 마셨고, 감탄하며 잠이 들었죠.다음 날 아침, 그가 본 것은...“그 그릇은 해골이었고, 그 물은 썩은 빗물이었다.”원효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습니다. “내 마음이 깨끗하니 더럽고 깨끗한 헛것이구나. 진리는 내 안에 있지, 저 먼 중국 땅에 있는 게 아니로다.”그는 .. 2025. 7. 15.
직지심경과 구텐베르크 성서 – 활자에 새긴 진리의 길 1445년경, 독일 마인츠의 인쇄소. 요한 구텐베르크는 단단한 납과 주석, 그리고 낡은 포도주 프레스를 개조해 세상에 없던 책 한 권을 찍어낸다.“성경을 읽을 수 없는 이들에게도 말씀을 전하자.” 그보다 78년 앞선 1377년, 고려 청주 흥덕사에서는 이보다 더 놀라운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불교 경전 『직지심경』을 금속활자로 인쇄한 것이다. “진리는 붓이 아닌, 쇳덩이 위에도 새겨질 수 있다.”1. 직지심경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줄여서 ‘직지’. 이 책은 고려 우왕 3년(1377),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되었다. 내용은 불교의 핵심을 요약한 수행 지침서다.놀라운 점은 이것이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것. 구텐베르크 성경보.. 2025.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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