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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144

루드비히 렝과 이영균교수님 - 심장을 연 두 사람 189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1963년 서울대병원 수술실. 서로 70여 년의 간극, 전혀 다른 장비와 환경. 그러나 두 수술대 위에는 같은 문장이 있었다. “두려움보다 생명을 택하라.” 1. 금기를 꿰맨 바늘 — 루드비히 렝1896년, 흉부가 찔린 병사가 병원으로 실려왔다. 그때까지 의학의 상식은 분명했다. “심장은 건드리면 죽는다.”외과의사 루드비히 렝은 그 상식을 거슬렀다. 불완전한 마취, 조도가 낮은 수술실, 최소한의 도구.그는 뛰고 있는 심장을 단 세 번의 봉합으로 꿰맸고, 피는 멎었다. 심장은 다시 뛰었다. “나는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되찾기 위해 문을 연 것이다.” • 무심폐우회 생체 봉합: 심폐우회(인공순환) 없이, 박동 중 심근.. 2025. 10. 13.
송삼석대표와 마르셀 비크 - 한 자루의 펜으로 세상을 바꾸다 송삼석(모나미 창업자)과 마르셀 비크(BIC 창업자)의 실화 1945년 전쟁이 끝난 프랑스와, 1960년대 가난을 딛던 서울.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두 기업가가 같은 질문을 붙잡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펜을 만들 수 없을까?” 1. 전쟁 이후, 쓰는 자유를 되찾다 — 마르셀 비크프랑스의 경영가 마르셀 비크는 전쟁 중 번지고 새는 만년필 때문에 계약서가 망가진 경험을 잊지 못했다. 그는 헝가리 발명가 라슬로 비로의 아이디어를 사들이고, 잉크 점도와 볼 사이 간극을 공업적으로 표준화했다. 1950년, 투명 육각 몸체와 금속 볼팁을 갖춘 BIC Cristal이 등장했고, 가격은 만년필의 1/10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줄을 섰고, 학교·사무실·가정.. 2025. 10. 11.
쇼클리, 이병철회장, 이건희회장, 이재용회장 - 반도체의 탄생에서 K-반도체까지 윌리엄 쇼클리, 이병철회장, 이건희회장, 그리고 이재용회장 1947년 벨연구소의 트랜지스터 실험 성공에서 21세기 AI 반도체까지, 반도체 산업은 과학·공정·경영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졌다. 1. 윌리엄 쇼클리 — 트랜지스터의 시작1947년 12월, 뉴저지 벨연구소에서 존 바딘과 월터 브래튼이 전류 증폭에 성공하며 트랜지스터가 탄생했다. 연구 총괄을 맡은 물리학자 윌리엄 쇼클리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고, 이 성과는 1956년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으로 이어졌다. 트랜지스터는 진공관 대비 소형·고효율·저전력이라는 장점으로 전자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그러나 쇼클리는 독단적 리더십으로 팀과 갈등을 빚었다. 1957년 그의 연구소에서 8명의 젊은 연구자가 퇴사해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설립했고, 그 줄기.. 2025. 10. 10.
윤동한회장과 외젠 쉬엘러 - 과학으로 아름다움을 만든 두 남자 ‘아름다움’을 기술로 만든 사람들화장품 산업은 겉으로는 감성과 예술의 세계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치와 공식, 실험이 지배한다.피부의 유화비율을 계산하고 향의 휘발도를 조절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감촉’을 데이터로 다루는 사람들이 있다.프랑스의 젊은 화학자 외젠 쉬엘러, 그리고 서울의 실험실을 지킨 경영자 윤동한회장.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건, 결국 기술의 힘이다.” 1. 한 병의 염색약에서 시작된 제국 — 외젠 쉬엘러1909년 파리의 허름한 실험실에서 젊은 화학자 외젠 쉬엘러(Eugène Schueller)는 새로운 염색제를 시험했다.당시 염색약은 두피 자극이 심하고 냄새가 독했지만, 그가 만든 조합은 자극이 낮고 색이 선명했다.그는 이 제품을 ‘오레알(L’Auréale)’이라 이름.. 2025. 10. 9.
야마자키 타다시와 민병호님 - 위장을 살린 두 남자 20세기 초, 밥 대신 빵이, 국 대신 커피가 식탁에 오르며 사람들의 위장은 혹사당했습니다. 소화불량과 체기는 일상이 됐고, 약은 귀했습니다. 그 무렵 일본 오사카와 조선 서울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같은 마음을 품은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야마자키 타다시와 민병호님 둘 다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는 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1. 오사카의 청년, 향기로 위장을 달래다야마자키는 위염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속이 편해야 사람이 편하다.” 그는 생강·감초·육두구·진피·회향을 배합해 밤을 새웠고, 약효와 함께 향으로도 위장을 달래려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가루형 위장약이 오타이산(大田胃散)입니다. “이건 단순히 위를 고치는 약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향기다.” 19.. 2025. 10. 8.
유일한박사와 로이 바겔로스회장 약은 누구에게 닿아야 할까? 좋은 약을 만든다는 말은 간단하다. 그 약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도달하는가까지 책임지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숙제다. 한국의 기업가 유일한과 미국의 과학자-경영자 로이 바겔로스는 서로 다른 시대와 무대에서 그 숙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었다. 1. 유일한박사 — 정직을 ‘규칙’으로 만든 사람1926년, 일제강점기의 서울. 유일한은 유한양행을 세우며 “좋은 약은 정직한 공정에서 나온다”는 기준을 회사의 첫 문장으로 삼았다. 당시 국내 제약은 수입 의존이 컸고, 품질 규격도 들쭉날쭉했다.어느 해 원료 가격이 급등해 몇몇 제품의 수익이 급격히 나빠졌다. 임원이 성분을 낮춰 비용을 줄이자고 제안하자, 유일한은 고개를 저었다. “가격은 언젠가 다시 맞출 수 있어.. 2025.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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