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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107

르 코르뷔지에와 김중업 – 현대 건축의 거장과 그의 제자 20세기 건축의 흐름을 이야기할 때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콘크리트와 유리, 강철로 빚은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통해 건축을 ‘거주를 위한 기계’라 정의했다. 도시계획에서 주거, 공공건물, 가구 디자인까지 건축을 하나의 종합예술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그의 철학은 분명했다. “사람의 삶을 합리적이고 기능적으로 담아내라.” 그는 빛의 각도와 공기의 흐름, 창의 위치까지 계산하며 인간 치수 체계인 모듈러(Modulor)를 고안했다. 건축이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철학의 구체화였다.1. 파리에서 만난 제자1950년대 초 파리. 한국에서 온 젊은 건축가 김중업님은 유럽 건축계를 뒤흔들던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 문을 두드렸다.전쟁 직후 폐허가 된 서울에 새로운 시대의 .. 2025. 8. 16.
정약용과 괴테, 펜과 정책으로 세상을 고친 사람들 한 명은 유배지에서 500권이 넘는 책을 썼고, 한 명은 극장을 운영하며 시와 광학을 동시에 연구했다. 한 명은 백성을 위한 행정을 설계했고, 다른 한 명은 인간의 감정을 철학으로 녹여냈다. 조선의 정약용, 독일의 괴테. 이 두 사람은 시인도, 과학자도, 정치가도, 개혁가도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문명 너머를 설계한 천재들이었다. 1. 유배지에서 나라를 그린 사람, 정약용조선 후기. 천주교 탄압으로 정조가 세운 개혁의 불꽃은 꺼져가고 있었다.그 시기, 남쪽 강진으로 귀양 간 한 사내는 조용히 붓을 들었다.그가 바로 다산 정약용.그는 외롭지 않았다. 밤이면 마을 소년들에게 글을 가르쳤고, 낮에는 논두렁을 돌며 농법을 살폈다. 그리고 밤마다 글을 썼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2025. 8. 15.
니체와 김지하 – 신을 죽인 철학자와 시대를 노래한 시인 19세기말 독일, 프리드리히 니체는 전 유럽의 가치관을 뒤흔든 선언을 했다. “신은 죽었다!” 이 외침은 단순한 무신론이 아니라, 기존의 도덕·종교·권위가 더 이상 인간을 지탱하지 못한다는 시대 진단이었다. 그는 인간이 스스로를 넘어서는 초인(Übermensch)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하고 익숙한 틀을 부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존재 말이다. 한 세기가 지난 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기존 질서를 뒤흔든 한 시인이 있었다. 바로 김지하다.1. 니체 – 가치의 파괴자, 그리고 창조자니체(1844~1900)는 병약한 몸과 고독한 정신 속에서도 유럽 철학의 판도를 바꾸었다.그는 기독교 도덕이 인간의 생명력을 억압한다고 비판했고, 대신 힘과 창조성을 긍정하는 새로운 가치를 세우려 했다... 2025. 8. 13.
최무선과 마르코 폴로 – 발명과 여행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14세기, 세계는 뒤흔들리고 있었습니다.동아시아에서는 고려가 왜구의 약탈에 시달렸고,서쪽 유럽에서는 상인과 모험가들이 새로운 땅과 시장을 찾고 있었습니다.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세상을 바꾼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최무선 – 화약무기로 나라를 지킨 발명가,마르코 폴로 – 동서 문명의 다리를 놓은 여행가입니다. 1. 최무선 – 화약으로 왜구를 막다최무선의 이름이 처음 역사서에 등장한 것은 『고려사』 기록입니다.1360년대 후반, 그는 원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화약무기(화포·화전)의 위력을 직접 목격했습니다.당시 원군이 반란군을 진압할 때,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간 불화살이 성벽에 꽂히자,순식간에 성문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합니다.귀국 후 그는 화약 제조법을 얻으려 애썼지만, 원나라는 기술 유출을 금지해 알려주.. 2025. 8. 9.
김하나와 마크 맨슨 – 말로 치유하는 사람들 🎙️ ‘말’로 삶을 치유한 두 사람 – 김하나와 마크 맨슨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말을 쌓아둔다.사랑받고 싶다는 말, 힘들다는 말, 때로는 아무 말도 하기 싫은 날까지.이 복잡한 마음의 실타래를, 조심스레 풀어 글로 옮긴 두 사람이 있다.김하나, 그리고 마크 맨슨(Mark Manson).서로 다른 언어를 쓰지만, 이들은 ‘말의 힘’을 믿었다. 1. 김하나 – “기록은 곧 존재의 증명입니다”김하나 작가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말하기를 말하기』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일상과 감정, 페미니즘, 독립 생활의 단면을 섬세하게 담아냈다.원래 출판 편집자로 일했지만, 어느 날 문득 '내가 아닌 누군가의 이야기를 계속 만드는 일'이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마이크를 들었다.팟.. 2025. 8. 8.
신숙주와 헨리 키신저 - 외교는 곧 생존이다 1. 서론: 조용한 전쟁의 최전선, 외교총소리도 없고, 깃발도 없는 전쟁이 있다. 외교다.한 문장, 한 미소, 한 침묵이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오늘 소개할 두 인물은 바로 그 외교의 한복판에서 ‘살아 있는 방패’가 된 사람들이다.신숙주, 조선의 문신이자 외교관. 헨리 키신저, 현대 미국 외교의 설계자.이 둘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비난을 감수한 냉철한 전략가라는 점에서 놀랍도록 닮아 있다. 2. 신숙주 – 세종의 충신에서 세조의 협력자로1450년대 조선. 세종이 세상을 떠나고, 왕위에 오른 단종은 어린 소년이었다.수양대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자, 신숙주는 그 편에 선다.“신숙주가 수양 편에 섰다더라…” 궁 안에선 수군거림이 돌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후세의 평가는 엇갈린다.하지만.. 2025.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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