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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

윤동한회장과 외젠 쉬엘러 - 과학으로 아름다움을 만든 두 남자

by I watch Trends. 2025.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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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기술로 만든 사람들

화장품 산업은 겉으로는 감성과 예술의 세계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치와 공식, 실험이 지배한다.

피부의 유화비율을 계산하고 향의 휘발도를 조절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감촉’을 데이터로 다루는 사람들이 있다.

프랑스의 젊은 화학자 외젠 쉬엘러,

그리고 서울의 실험실을 지킨 경영자 윤동한회장.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건, 결국 기술의 힘이다.”

 

 

1. 한 병의 염색약에서 시작된 제국 — 외젠 쉬엘러

1909년 파리의 허름한 실험실에서 젊은 화학자 외젠 쉬엘러(Eugène Schueller)는 새로운 염색제를 시험했다.

당시 염색약은 두피 자극이 심하고 냄새가 독했지만, 그가 만든 조합은 자극이 낮고 색이 선명했다.

그는 이 제품을 ‘오레알(L’Auréale)’이라 이름 붙인 뒤 연구실을 나와 직접 미용실을 돌며 샘플을 나눠주고 반응을 확인했다.

1919년 그는 L’Oréal을 설립한다. 염색약을 시작으로 크림·향수·립스틱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되, 모든 제품에 ‘화학적 안전성’을 핵심 가치로 심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들이 사회로 나오자 그는 흐름을 읽고 말했다.

 

“머리색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다.”

• 화학자 출신 창업자 → 제품의 안전성과 재현성을 최우선
• 현장 중심 영업: 미용사 네트워크로 제품 신뢰 확산
• ‘과학으로 증명된 아름다움’이라는 브랜드 철학 수립
 

2.  공장에서 연구실로 — 윤동한의 과학적 집념

70여 년 뒤, 1988년 서울 변두리의 작은 공장. 윤동한 회장은 스테인리스 탱크 속 크림 점도를 직접 측정했다.

제약회사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한국에도 자체 기술로 세계적 화장품을 만드는 공장이 필요하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콜마와 기술 제휴를 맺고 직원 12명으로 한국콜마를 세웠다.

그는 하루 12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냈다.

유화 온도, 향료 비율, 피부 자극 데이터를 반복 실험했고 실패한 시제품조차 버리지 않고 냄새와 질감을 다시 확인했다.

‘공장 사장’이라는 별명처럼, 회의실보다 생산·연구 현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좋은 향보다 좋은 제형이 먼저다. 신뢰는 기술에서 나온다.”

• ODM 모델로 다수 브랜드의 뒤에서 보이지 않는 혁신 제공
• 한국 기후와 피부 특성에 맞춘 제형·유화 기술 표준화
• 품질·재현성 기반의 장기 파트너십 구축 → K-뷰티 성장의 엔진
 

3. 화학과 기술, 그리고 신뢰

쉬엘러는 화학의 언어로 아름다움을 말했고,

윤동한 회장은 공학의 언어로 신뢰를 쌓았다.

 

두 사람 모두 실험실에서 출발했지만 최종 목적지는 사람의 ‘감정’이었다.

 

하나는 보이는 혁신(브랜드),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는 혁신(제조)으로 산업을 움직였다.

 

구분  외젠 쉬엘러 (L’Oréal 창업자) 윤동한 (한국콜마 창업자)
출생/배경 1881년, 프랑스 파리 / 소르본 화학 1945년, 대한민국 / 제약·경영
창업/연도 L’Oréal 설립 (1909/1919 법인) 한국콜마 설립 (1988)
핵심 기술 안전한 염색약, 유화·색채 화학 제형 개발, 유화 공정, 피부 안정성
비즈니스 모델 브랜드 + 연구 결합형 제조(ODM) + R&D 결합형
성장 방식 미용사 네트워크 → 대중 확산 품질 재현성 → 파트너 확장
핵심 철학 “아름다움은 과학으로 증명된다.” “신뢰는 기술로 만들어진다.”
공통분모 실험실에서 출발한 품질 중심 경영, 데이터와 현장에 대한 집착
 

4.  서로 다른 시대, 그러나 같은 ‘자립’

쉬엘러는 전쟁과 사회 변화 속에서 “여성의 독립은 자기표현에서 온다”라고 믿었다.

윤동한 회장은 산업화의 한복판에서 “국가의 자립은 기술 독립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한쪽은 브랜드의 힘으로 자존감 그리고 아름다움을 발견한 화학자

다른 한쪽은 제조의 힘으로 산업 자존심을 재현한 기술자였다. 

 

“결국 아름다움도, 산업도 스스로 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

“화장품은 겉모습을 바꾸는 물건이 아니라, 자신을 다시 믿게 하는 과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