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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

김성수회장와 손정의회장 : 민족 자본가와 글로벌 벤처 자본가

by I watch Trends. 2025.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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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성수회장과 손정의회장 : 방직공장과 글로벌 투자 무대

1920년대 서울 종로 거리에 한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그는 일제의 눈치를 보면서도 한국인 자본으로 회사를 일으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바로 김성수회장였습니다.

가난한 농가 출신이었지만 그는 “우리 민족의 손으로 만든 공장”을 세우겠다는 집념 하나로 경성방직을 설립했습니다.

일본인과 외국 자본이 장악한 산업 현장에서 한국인의 기업을 세운다는 건 무모해 보였지만,

김성수회장은 “안 되면 될 때까지”라는 투지로 밀어붙였습니다.

 

반세기 후, 일본 사가현의 한 재일 한국인 가정에서 또 다른 청년이 자라납니다.

이름은 손정의회장. 그는 고등학교 시절, 미국 신문에서 스티브 잡스의 기사를 읽고 충격을 받습니다.

“세상은 아이디어 하나로 뒤집힐 수 있다.” 영어도 서툰 16세 소년은 곧장 미국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전자사전을 발명해 학비를 벌고, MIT에서 경제학과 컴퓨터를 동시에 공부하며 창업을 꿈꿉니다.

2. 민족의 힘을 세우려 한 기업가

김성수회장의 삶은 늘 “민족”이라는 두 글자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그는 방직회사를 세운 뒤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동아일보를 창간해 언론을 통한 계몽에 나섰고,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해 오늘날 고려대학교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김성수를 “자본가”라기보다 “교육자, 언론인, 민족운동가”로 불렀습니다.

공장에서 실을 뽑아내는 일도, 신문 한 장을 인쇄하는 일도 결국은 민족의 자립심을 기르는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해방 이후 친일 논란이 불거지고 정치권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그의 명성에는 흠집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김성수회장을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것은

“한국인 자본으로 한국인을 위한 공장을 세운 첫 인물”이라는 상징성입니다.

3. 글로벌 무대를 장악한 투자자

손정의회장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무대에서 펼쳐집니다.

그는 1981년 일본으로 돌아와 소프트뱅크를 창업합니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작은 회사였지만, 곧 통신·인터넷·IT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일본 산업 지형을 바꿔놓았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인터넷 붐 속에서 손정의회장은 세계 각국의 기술 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2010년대에는 비전펀드(Vision Fund)라는 초대형 글로벌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투자의 귀재”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일본 국적을 가졌지만 한국인 뿌리를 가진 그는, 한국인들에게도 “세계 속 한국인”의 상징처럼 남습니다.

 

손정의회장 / 김성수회장

4. 닮은 점과 다른 점

김성수와 손정의는 모두 “경제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은 식민지 조선에서 민족 자본을 세우려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세계를 무대로 자본을 굴리며 미래 기술을 선점했습니다.

 

김성수가 방직공장에서 실을 뽑아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면,

손정의는 글로벌 투자 무대에서 기술 기업을 키워냈습니다.

 

서로 다른 공간, 다른 세기에서 살았지만, 두 사람 모두 “경제가 곧 미래를 바꾸는 힘”임을 증명한 인물입니다.

5. 김성수회장과 손정의 회장

구분김성수손정의

출생/배경 1891년 전북 부안, 일제강점기 민족 자본가 1957년 일본 사가현, 재일 한국인 3세
대표 일화 “한국인의 자본으로 공장을 세운다”라며
경성방직 창업
미국 유학 시 전자사전 발명으로 창업자금 마련
주요 업적 경성방직, 동아일보, 고려대 설립 소프트뱅크 창업, 일본 통신·IT 산업 개척, 
핵심 가치 민족 자립, 교육·언론 통한 계몽 미래 산업 개척, 글로벌 투자
상징 한국 근대 자본주의의 씨앗 세계 IT 투자 생태계의 거인

6. 맺음말

방직공장의 기계가 돌아가던 소리와,

글로벌 펀드의 투자 브리핑룸은 전혀 다른 장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경제를 통해 내일을 바꾸려는 인간의 의지”라는 공통된 힘이 흐르고 있습니다.

김성수회장과  손정의회장, 한 사람은 민족을 위해, 다른 한 사람은 미래를 위해 달려왔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떠올리면, 한국 경제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줄로 이어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