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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

루드비히 렝과 이영균교수님 - 심장을 연 두 사람

by I watch Trends. 202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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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1963년 서울대병원 수술실.

서로 70여 년의 간극, 전혀 다른 장비와 환경.

 

그러나 두 수술대 위에는 같은 문장이 있었다.

“두려움보다 생명을 택하라.”

 

이영균교수님 / 루드비히 렝

 

1. 금기를 꿰맨 바늘 — 루드비히 렝

1896년, 흉부가 찔린 병사가 병원으로 실려왔다. 그때까지 의학의 상식은 분명했다. “심장은 건드리면 죽는다.”
외과의사 루드비히 렝은 그 상식을 거슬렀다. 불완전한 마취, 조도가 낮은 수술실, 최소한의 도구.
그는 뛰고 있는 심장을 단 세 번의 봉합으로 꿰맸고, 피는 멎었다. 심장은 다시 뛰었다.
 
“나는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되찾기 위해 문을 연 것이다.”

 무심폐우회 생체 봉합: 심폐우회(인공순환) 없이, 박동 중 심근을 직접 봉합
 저자원 환경: 항생제·모니터링·정교한 마취 및 수혈 체계 부재
 의의: “심장은 수술 불가”라는 금기를 깨고, 심장외과라는 장르의 가능성 제시


2.  불모지에 세운 심장실 — 이영균교수님

1960년대 한국은 장비도 인력도 부족했다. 이영균교수님은 “없다면 만들자”를 선택한다.
동료들과 밤새 실험을 거듭해 폐질환 치료용 산소기를 개조, 국산 심폐우회장치를 제작했다.
1963년 4월 20일, 한국 최초의 개심술이 시작됐다. 저체온으로 대사율을 낮추고,
기계로 혈류를 유지한 채 심장을 멈추고 판막을 교정했다.
잠시 후, 모니터에 파동이 떴다. 한국에서도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심폐우회(인공순환): 심장을 일시 정지시키고, 외부 장치로 산소화·순환 유지
 저체온요법: 체온을 낮춰 조직의 산소 요구량을 감소시켜 수술 시간 확보
• 의의: 국산 장비로 정밀 개심술 시대를 열어 고난도 수술(판막·선천성 교정) 기반 마련


3.  기술은 다르고 마음은 같다

렝은 감각과 결단으로 박동 중 심장 봉합이라는 불가능 영역을 뚫었다.
이영균교수님은 공학적 발상과 팀워크로 심폐우회·저체온을 구현해 정밀 수술의 문을 열었다.
 
한쪽은 ‘감각의 시대’를,
다른 한쪽은 ‘기술의 시대’를 상징한다.
그러나 두 이야기는 같은 결말에 닿는다.
 
“두려움을 넘는 결심이 기술을 탄생시킨다.”

4. 루드비히 렝과 이영균교수님 

구분루드비히 렝 (Ludwig Rehn)이영균 (Lee Young-Kyoon)

 

구분 구분루드비히 렝 (Ludwig Rehn) 이영균 (Lee Young-Kyoon)
시대·환경 1896, 심장수술이 금기이던 19세기 말 유럽 1963, 전후 자원 부족의 한국 의료 현장
대표 업적 세계 최초 심장 봉합 성공 한국 최초 개심술 성공
핵심 기술 무심폐우회 상태에서 박동 중 봉합 심폐우회(인공순환), 저체온요법, 정밀 교정
도구·체계 기본 봉합 도구, 제한적 마취·수혈·모니터링 국산 심폐우회기 제작, 팀 기반 수술 프로토콜
의미 “심장은 수술할 수 있다”는 금기 해제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임상·교육 기반 확립
공통분모 두려움을 넘어선 결심, 생명을 향한 헌신, 다음 세대를 위한 길 열기
 


5. 여운을 남기는 한 줄

“심장은 신의 영역이 아니다. 인간이 용기를 배우는 가장 숭고한 교실이다.”
 
렝이 문을 열었고,
이영균이 한국에서 그 문을 다시 열었다.
 
그 문은 오늘도, 또 다른 생명을 향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