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혼이다.” – 주시경
“언어는 사고의 구조를 결정짓는다.” – 노엄 촘스키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한 두 지성,
주시경(1876~1914)과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1928~)는 나란히 ‘언어의 혁명가’로 불릴 만합니다.
한 사람은 나라 잃은 조선의 국어를 살렸고,
한 사람은 냉전 시대의 사상 통제를 해체했습니다.
이들은 언어를 단순한 학문이 아닌 ‘인간 해방의 도구’로 여겼다는 점에서 만납니다.

1. 한글 문법의 아버지, 주시경
주시경은 근대 한국어 문법을 정립한 국어학자입니다.
조선 말, 한글은 ‘언문’이라 불리며 천시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말합니다.
“나라의 말이 사라지면 그 나라도 없다.”
그는 국문연구소에서 한글 맞춤법과 문법 체계를 만들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 국어학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무기를 들지는 않았지만, ‘말’로 나라를 지킨 독립운동가였습니다.
2. 생성문법의 창시자, 노엄 촘스키
노엄 촘스키는 1957년 『통사구조』를 통해 언어학계를 뒤흔든 학자입니다.
그는 인간 언어가 단순한 습득이 아니라 ‘생득적 능력’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인간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뇌 구조를 타고난다는 것입니다.
그는 『허위와 환상 제조』 등에서
언론이 권력을 위해 대중을 어떻게 조작하는지 파헤쳤습니다.
학문을 넘어, ‘진실의 구조’를 밝히는 투사였습니다.
3. 공통점 – 언어는 도구가 아닌 세계 그 자체
활동 시기 | 19세기 말 ~ 20세기 초 조선 | 20세기 중반 ~ 현재 |
주요 업적 | 한글 문법 정립, 국어 체계화, 국어 교육 | 생성문법 창시, 언론비판, 정치 철학 활동 |
언어관 | 언어는 민족의 정신, 독립의 근거 | 언어는 사고의 본질, 생득적 구조 |
사회참여 | 국어 보급운동, 계몽운동, 식민 교육 저항 | 반전운동, 언론비판, 권력구조 분석 |
영향력 | 최현배, 이희승 등 국어학 후계자 양성 | 현대 언어학 전반, 진보 지식인에게 영향 |
4. 왜 지금 다시 이 둘을 떠올려야 할까?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이 언어를 쓰고,
알고리즘이 우리의 말과 글을 분석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묻게 됩니다.
- 우리는 진짜 내 말을 하고 있는가?
-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 생각을 담고 있는가?
- 말과 글은 누구의 이익을 위한 도구가 되고 있는가?
주시경은 나라를 잃은 언어를 되살렸고,
촘스키는 언어가 인간을 억압하거나 해방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그들의 질문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5. 마무리
주시경은 말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고,
촘스키는 언어로 사고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언어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삶의 무늬이며, 저항의 언어이며, 해방의 시작입니다.
“당신의 언어가 당신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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