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한 땅이 어디인가요/"
“요즘 살기 좋은 곳이 어딘가요?”
이 질문은 18세기 조선에도,
21세기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똑같이 울려 퍼졌습니다.
어떤 이는 말과 소를 몰고 전국을 누비며 답읗 찾았고,
어떤 이는 키보드 위에서 클릭 몇 번으로 전 세계인의 삶을 바꿔놓았죠.
바로 이중환과 마크 저커버그의 이야기입니다.

1. 땅 위를 걸으며 데이터를 모은 남자, 이중환
조선 영조 시기, 이중환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홀연히 전국을 돌아다닙니다.
그는 귀족도, 상민도 아닌 중인 계급 출신으로, 조선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알고 있었죠.
그는 묻습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그는 단순한 지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
땅의 생김새, 물길의 흐름, 사람들의 인심, 물가, 학문의 수준, 병이 얼마나 퍼지는가까지 기록합니다.
마치 오늘날의 빅데이터 분석처럼 말이죠.
이중환은 이 모든 정보를 모아 『택리지(擇里志)』라는 책을 만듭니다. 이 책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사람이 살 곳은 네 가지를 봐야 한다.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다.”
그는 전국을 발로 뛰며 지역별로 이 네 가지 요소를 평가했고,
이는 단순한 ‘풍수지리서’가 아닌, 최초의 ‘거주 데이터 기반 입지 보고서’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선비가 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손가락질했지만, 이중환은 웃으며 말했답니다.
“나 하나가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백성이 덜 고생하면 그게 옳지 않겠소?”
2. 네트워크 위에서 사람을 분석한 남자, 저커버그
2004년, 미국 하버드대의 기숙사 방 한켠. 마크 저커버그는 학교 사람들의 얼굴 사진과 프로필을 모아 ‘페이스매시’라는 사이트를 만듭니다.
당시엔 단순한 장난처럼 보였지만
그 경험은 그를 곧장 ‘사람을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인도합니다... 그 결과가 바로 페이스북(Facebook)이죠.
저커버그는 말합니다.
“나는 사람들의 연결에 관심이 있어요. 누가 누구와 친한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어요.”
그가 만든 시스템은 단순한 SNS가 아니었습니다.
거대한 사회 데이터 플랫폼이었죠. 사용자의 취향, 위치, 정치 성향, 소비 패턴까지 분석해 광고를 정밀 타겟팅하고, 나아가 여론까지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의 기술은 AI, 메타버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로 확장되며 지금도 끊임없이 “사람과 공간, 의식과 기술”을 연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3. 이중환과 저커버그, 250년을 뛰어넘는 데이터의 철학
놀랍게도 이중환과 저커버그는 시대와 기술은 달라도, 사람을 분석하고 삶의 질을 높이려 했다는 점에서 공통된 철학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중환은 지리 기반의 ‘거주 최적화 정보’를 수집했고,
저커버그는 디지털 기반의 ‘사회 최적화 연결망’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땅 위에서,
하나는 네트워크 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꿈꾼 것이죠.
오늘날 우리는 ‘어디서 살 것인가’, ‘누구와 연결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여전히 고민합니다.
그리고 질문의 실마리는 어쩌면
18세기 조선의 한 지식인과
21세기 미국의 젊은 창업자가 이미 고민하고 남긴 흔적 속에 있을지 모릅니다.
4. 이중환 vs 마크 저커버그
항목 | 이중환 | 마크 저커버그 |
활동 시대 | 18세기 조선 (1690~1756) | 21세기 미국 (1984~) |
대표 저작/서비스 | 『택리지』 (1751) | 페이스북 / 메타 (2004~) |
목표 |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을 찾는 것 |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 |
수단 | 전국을 직접 답사하며 지리·인심 분석 |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인간관계 분석 |
데이터 관점 | 거주지 데이터 기반 평가 | 소셜네트워크 기반 행동 분석 |
영향력 | 근대적 지리정보서의 시작점 | 전 세계 30억 명 이상 사용자 보유 |
5. 마무리하며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삶과 공간, 관계를 읽어내는 열쇠입니다.
250년 전, 말을 타고 전국을 누빈 이중환도,
서버 앞에서 코드를 짠 저커버그도 결국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는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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