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83

우장춘박사님과 멘델, 씨앗 하나로 생명을 살린 사람들 우리가 알고 있는 유전학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멘델이 그렸던 유전의 법칙은 실험실을 떠나, 한국 땅의 밭에서 자라났다.그 법칙을 현실에 심은 사람이 바로 우장춘 박사다.유전학의 시작과 확장을 이끈 두 사람의 연결는... 1. 수도원 정원에서 과학이 움트다 - 멘델 이야기 19세기 오스트리아, 수도사였던 그레고어 멘델은 조용한 정원에서 완두콩을 심고 교배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는 색과 모양이 다른 완두콩들을 교배하면서, 일정한 유전 규칙이 존재함을 발견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성과 열성’이라는 개념을 정립했고, 후대에 ‘멘델의 유전법칙’으로 불리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과학계는 그의 연구를 무시했고, 멘델은 생전 인정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조용한 실험은 훗날 유전학의 .. 2025. 6. 25.
김삿갓과 조지 오웰 - 풍자와 진실의 펜을 든 남자들 한 사람은 삿갓을 쓰고 조선을 떠돈 유랑 시인이었고,또 한사람은 감시사회와 독재를 해부한 영국의 작가였다.시대도 언어도 달랐지만, 이들은 모두 글로 세상을 비틀고 웃게 만든 이들이다. 1. 김삿갓: 자유를 사랑한 조선의 풍자 시인 본명은 김병연(1807?~1863). 평안북도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시재가 뛰어났지만, 그의 인생은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항복한 사실이 드러나며 뒤바뀐다.과거 시험장에서 쫓겨나자, 그는 이름도 버리고 ‘김삿갓’이 되어 전국을 떠돌았다. 그의 시는 거리의 언어로 구성되어 있었고, 권력을 비꼬고, 위선을 드러내며, 민중의 삶에 웃음을 주었다. “남의 아내를 훔치면 사형인데, 나라를 훔친 이는 벼슬을 받는가?” 문집은 없지만, 그의 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지금도 살.. 2025. 6. 24.
주시경과 노엄 촘스키 – 말과 글, 시대를 바꾸는 언어의 힘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혼이다.” – 주시경“언어는 사고의 구조를 결정짓는다.” – 노엄 촘스키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한 두 지성,주시경(1876~1914)과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1928~)는 나란히 ‘언어의 혁명가’로 불릴 만합니다. 한 사람은 나라 잃은 조선의 국어를 살렸고, 한 사람은 냉전 시대의 사상 통제를 해체했습니다.이들은 언어를 단순한 학문이 아닌 ‘인간 해방의 도구’로 여겼다는 점에서 만납니다. 1. 한글 문법의 아버지, 주시경주시경은 근대 한국어 문법을 정립한 국어학자입니다. 조선 말, 한글은 ‘언문’이라 불리며 천시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말합니다.“나라의 말이 사라지면 그 나라도 없다.” 그는 국문연구소에서 한글.. 2025. 6. 23.
김부식과 사마천 – 권력과 진실 사이에서 역사를 쓴 사람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그러나 이 말을 뒤집으면, 역사란 기록한 자의 용기와 관점이기도 하다. 고려의 김부식 중국 한나라의 사마천. 시대도, 나라와 문화도 달랐지만,이들은 모두 역사의 책임을 짊어진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실과 권력 사이에서 갈등하며 기록을 남겼다. 1. 김부식, 왕의 명으로 역사를 쓰다김부식은 고려 인종의 총애를 받던 고위 관료였다.학문과 글재주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1145년 왕의 명령을 받아 『삼국사기』 편찬을 시작한다.고려의 정통성과 유교적 이념을 확립하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논란의 그림자는 있었다.바로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이다.묘청은 풍수와 불교를 바탕으로 서경(지금의 평양)을 도읍으로 삼아 북진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 2025. 6. 22.
허난설헌과 한강, 한강 너머에서 만난 두 여인 고요한 밤, 누군가의 시를 읽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젖는다.그건 단지 단어가 슬퍼서가 아니라, 단어 사이에 숨어 있는 삶의 결이 깊어서다.그런 시를 쓰는 두 여인이 있다. 하나는 조선 중기, 이름도 지우고 싶었던 시대의 여인, 허난설헌.또 하나는 현대 서울에서 소설과 시를 넘나들며 고요한 파장을 일으키는 작가, 한강 이 두 여성은 서로 400년의 시간을 두고 있지만, '한강처럼 흐르는 고통과 아름다움'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맞닿아 있습니다. 1. 허난설헌 – 꽃 피우지 못한 재능의 안타까움조선 중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허난설헌(1563~1589)은 일찍이 뛰어난 문재(文才)를 드러냅니다. 불과 8살에 한문 시를 짓고, 오빠 허균(『홍길동전』의 저자)과 함께 집안에서도 천재로 인정받았죠. 하지만 그녀.. 2025. 6. 21.
이강운과 파브르 – 곤충을 존중한 두 명의 관찰자 곤충을 무섭거나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누군가는 그 곤충을 평생의 친구이자 선생님처럼 바라보며 살았다. 바로 한국의 이강운, 그리고 프랑스의 파브르다. 이 둘은 시대도, 나라의 언어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다. 곤충을 사랑했고, 그들의 삶을 관찰했고, 기록했고,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1. 이강운 – 한반도의 나비를 기록한 사람이강운은 한반도 나비의 거의 전부를 직접 채집하고,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겼다.그는 수십 년 동안 전국을 돌며 나비를 찾았다.때로는 절벽 끝에서, 때로는 강가에서, 그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나비에게 다가갔다. “나비를 보기 위해선, 내가 먼저 조용해져야 한다.” 그는 곤충을 해부나 분석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나비와 ‘같은 속도’로.. 2025. 6.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