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과 조지 오웰 - 풍자와 진실의 펜을 든 남자들
한 사람은 삿갓을 쓰고 조선을 떠돈 유랑 시인이었고,또 한사람은 감시사회와 독재를 해부한 영국의 작가였다.시대도 언어도 달랐지만, 이들은 모두 글로 세상을 비틀고 웃게 만든 이들이다. 1. 김삿갓: 자유를 사랑한 조선의 풍자 시인 본명은 김병연(1807?~1863). 평안북도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시재가 뛰어났지만, 그의 인생은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항복한 사실이 드러나며 뒤바뀐다.과거 시험장에서 쫓겨나자, 그는 이름도 버리고 ‘김삿갓’이 되어 전국을 떠돌았다. 그의 시는 거리의 언어로 구성되어 있었고, 권력을 비꼬고, 위선을 드러내며, 민중의 삶에 웃음을 주었다. “남의 아내를 훔치면 사형인데, 나라를 훔친 이는 벼슬을 받는가?” 문집은 없지만, 그의 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지금도 살..
2025. 6. 24.
이강운과 파브르 – 곤충을 존중한 두 명의 관찰자
곤충을 무섭거나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누군가는 그 곤충을 평생의 친구이자 선생님처럼 바라보며 살았다. 바로 한국의 이강운, 그리고 프랑스의 파브르다. 이 둘은 시대도, 나라의 언어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다. 곤충을 사랑했고, 그들의 삶을 관찰했고, 기록했고,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1. 이강운 – 한반도의 나비를 기록한 사람이강운은 한반도 나비의 거의 전부를 직접 채집하고,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겼다.그는 수십 년 동안 전국을 돌며 나비를 찾았다.때로는 절벽 끝에서, 때로는 강가에서, 그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나비에게 다가갔다. “나비를 보기 위해선, 내가 먼저 조용해져야 한다.” 그는 곤충을 해부나 분석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나비와 ‘같은 속도’로..
2025.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