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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려박사와 로널드 피셔 – 데이터를 통해 생명을 지킨 두 사람 현장에서 환자를 살린 의사와, 실험을 과학으로 만든 통계학자. 서로 만나지 않았지만,두 사람은 같은 신념을 공유했다. 정확한 데이터가 생명을 구한다는 믿음이다. 1. 의사가 된 데이터 분석가1950년대 초,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부산 영도. 피난민 천막촌 사이로 허름한 병원 하나가 자리 잡고 있었다.그 병원의 문을 열면, 흰 가운 대신 낡은 셔츠를 입은 의사가 환자를 맞았다. 그는 바로 장기려 박사였다.가난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줄을 섰지만, 장기려는 진료를 멈추지 않았다. 진료실 구석에는 작은 동전함이 놓여 있었고, 그는 늘 이렇게 말했다. “마음 닿는 만큼만 넣으세요.”이 작은 통은 훗날 지역 기반 상호부조 모델인 청십자 의료보험으로 발전하며, 의료의 문턱을 낮추는 씨앗이 된다. 장기려.. 2025. 8. 17.
르 코르뷔지에와 김중업 – 현대 건축의 거장과 그의 제자 20세기 건축의 흐름을 이야기할 때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콘크리트와 유리, 강철로 빚은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통해 건축을 ‘거주를 위한 기계’라 정의했다. 도시계획에서 주거, 공공건물, 가구 디자인까지 건축을 하나의 종합예술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그의 철학은 분명했다. “사람의 삶을 합리적이고 기능적으로 담아내라.” 그는 빛의 각도와 공기의 흐름, 창의 위치까지 계산하며 인간 치수 체계인 모듈러(Modulor)를 고안했다. 건축이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철학의 구체화였다.1. 파리에서 만난 제자1950년대 초 파리. 한국에서 온 젊은 건축가 김중업님은 유럽 건축계를 뒤흔들던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 문을 두드렸다.전쟁 직후 폐허가 된 서울에 새로운 시대의 .. 2025. 8. 16.
정약용과 괴테, 펜과 정책으로 세상을 고친 사람들 한 명은 유배지에서 500권이 넘는 책을 썼고, 한 명은 극장을 운영하며 시와 광학을 동시에 연구했다. 한 명은 백성을 위한 행정을 설계했고, 다른 한 명은 인간의 감정을 철학으로 녹여냈다. 조선의 정약용, 독일의 괴테. 이 두 사람은 시인도, 과학자도, 정치가도, 개혁가도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문명 너머를 설계한 천재들이었다. 1. 유배지에서 나라를 그린 사람, 정약용조선 후기. 천주교 탄압으로 정조가 세운 개혁의 불꽃은 꺼져가고 있었다.그 시기, 남쪽 강진으로 귀양 간 한 사내는 조용히 붓을 들었다.그가 바로 다산 정약용.그는 외롭지 않았다. 밤이면 마을 소년들에게 글을 가르쳤고, 낮에는 논두렁을 돌며 농법을 살폈다. 그리고 밤마다 글을 썼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2025. 8. 15.
니체와 김지하 – 신을 죽인 철학자와 시대를 노래한 시인 19세기말 독일, 프리드리히 니체는 전 유럽의 가치관을 뒤흔든 선언을 했다. “신은 죽었다!” 이 외침은 단순한 무신론이 아니라, 기존의 도덕·종교·권위가 더 이상 인간을 지탱하지 못한다는 시대 진단이었다. 그는 인간이 스스로를 넘어서는 초인(Übermensch)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하고 익숙한 틀을 부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존재 말이다. 한 세기가 지난 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기존 질서를 뒤흔든 한 시인이 있었다. 바로 김지하다.1. 니체 – 가치의 파괴자, 그리고 창조자니체(1844~1900)는 병약한 몸과 고독한 정신 속에서도 유럽 철학의 판도를 바꾸었다.그는 기독교 도덕이 인간의 생명력을 억압한다고 비판했고, 대신 힘과 창조성을 긍정하는 새로운 가치를 세우려 했다... 2025. 8. 13.
장보고와 바스코 다 가마 – 바다를 지배한 두 사나이 바다는 언제나 인간에게 두 얼굴을 보였다. 풍요로운 물산과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거센 파도와 생사를 건 모험으로 시험했다. 동서양의 먼 시대, 먼 바다에서 각기 다른 깃발을 들고 바다를 정복한 두 인물이 있었다. 통일신라의 해상왕 장보고와 포르투갈의 대항해 시대 개척자 바스코 다 가마다.바스코 다 가마 / 장보고 1. 장보고 – 황해를 지배한 해상왕828년, 통일신라 문성왕 때 청해진 대사로 임명된 장보고는 지금의 전라남도 완도에 해상 요새를 건설했다.그의 목표는 단순한 무역이 아니었다.당시 동중국해와 황해 일대는 해적이 창궐해 상인과 어민들이 생명을 걸고 항해해야 했다.장보고는 이를 뿌리 뽑기 위해 무장 선단을 조직하고, 해적을 소탕하며 동아시아 최대의 해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그는 신라, .. 2025. 8. 12.
최무선과 마르코 폴로 – 발명과 여행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14세기, 세계는 뒤흔들리고 있었습니다.동아시아에서는 고려가 왜구의 약탈에 시달렸고,서쪽 유럽에서는 상인과 모험가들이 새로운 땅과 시장을 찾고 있었습니다.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세상을 바꾼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최무선 – 화약무기로 나라를 지킨 발명가,마르코 폴로 – 동서 문명의 다리를 놓은 여행가입니다. 1. 최무선 – 화약으로 왜구를 막다최무선의 이름이 처음 역사서에 등장한 것은 『고려사』 기록입니다.1360년대 후반, 그는 원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화약무기(화포·화전)의 위력을 직접 목격했습니다.당시 원군이 반란군을 진압할 때,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간 불화살이 성벽에 꽂히자,순식간에 성문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합니다.귀국 후 그는 화약 제조법을 얻으려 애썼지만, 원나라는 기술 유출을 금지해 알려주.. 2025.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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